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 만에 다시 구속되면서 1년 6개월의 수감 기간 동안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1년여간 구속됐을 때도 옥중에서 중요 현안을 보고받고 일부 의사 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이 부회장이 수감된 동안 삼성의 굵직한 투자 발표 및 인수합병(M&A) 등은 자취를 감췄고 이번에도 대규모 투자 계획의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 부회장은 독거실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격리는 4주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오면 해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 일반 접견은 4주간 중지되고 면회도 변호인을 통하거나 스마트폰 등 전화 접견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2월부터 1년 간 이 부회장의 구속 기간에도 삼성의 대규모 투자는 올스톱 상태였다. 공격적인 투자는 이 부회장이 풀려난 뒤에야 재개됐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6개월의 준비를 거쳐 같은 해 8월 향후 3년간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2019년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에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옥중 경영에 나선다 해도 경영진으로부터 10분간 보고받고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옥중 경영이라기 보다는 옥중에서 회사 현황을 공유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새로운 재판이 조만간 열릴 예정인 점도 옥중 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 부회장은 구속 상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된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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