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가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열풍이 강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이 집계 사상 역대 최대치인 3,233억 9,000만 달러(약 355조 6,000억 원)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1,712억 2,000만 달러)보다 88.9%나 증가한 수치다.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외국 통화로 표시되는 주식·채권을 얼마나 사고팔았는지 나타내는 액수를 말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대거 매매한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지난 2019년보다 383.9%나 증가한 1,983억 2,000만 달러(약 218조 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화채권 결제금액이 4% 감소한 1,250억 7,000만 달러(약 137조 5,000억 원)로 나타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채권을 뜻하는 외화증권 보관금액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총 722억 2,000만 달러(약 79조 4,000억 원)로 전년보다 65.6% 늘었다.
결제금액과 마찬가지로 외국 주식은 늘고 외국 채권은 줄었다. 외화주식의 경우 전년보다 225.7% 증가한 470억 7,000만 달러(약 51조 7,487억 원)를 기록했지만 외화채권은 같은 기간 13.8% 감소하며 251억 4,000만 달러(약 27조 6,000억 원)였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고판 주식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총 232억 9,100만 달러(약 25조 6,000억 원)를 매매했다. 애플(104억 8,800만 달러), 아마존(70억 9,3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52억 3,600만 달러), 엔비디아(48억 3,600만 달러)가 그 뒤를 이어 대체로 미국 대형 기술주에 매매가 몰렸다.
가장 많이 보유하는 외국 주식 역시 테슬라였다. 국내에 보관된 테슬라 주식은 총 78억 3,500만 달러(약 8조 6,100억 원) 수준이다. 애플(29억 9,800만 달러), 아마존(20억 6,600만 달러), 엔비디아(11억 5,000만 달러) 등이 그다음이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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