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6월부터 중국 등 해외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 유입량을 공개한다. 또한 화산 주변 이산화황 농도를 분석해 백두산 등의 화산 분화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작년 2월 발사된 해양·환경 관측 천리안 2B호 정지궤도위성에 실린 환경 탑재체(GEMS)를 통해서다.
이동원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장은 1월 29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개최한 ‘천리안위성 2A·2B호 개발 의미와 활용’온라인 세미나에서 “작년 11월부터 천리안 2B호의 관측을 실질적으로 시작해 중국 등에서 넘어오는 대기오염물질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백두산 등의 주변 화산 분화도 예측할 수 있다”며 6월부터 데이터 공개방침을 밝혔다.
천리안 2B호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환경탑재체와 해양탑재체가 함께 실렸는데 환경탑재체를 통해 하루 약 8회 에어로졸 형태인 미세먼지와 이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포름알데히드 등을 관측한다. 유럽이나 미국의 환경 위성이 찍는 공간 해상도보다 11배나 뛰어나다. 대기오염 물질별로 고유한 산란 흡수성에 따른 분광학적 특성을 활용한다. 관측 영상과 동시에 빛의 스펙트럼까지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천리안 2B호 운영권을 넘겨받은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오존, 오존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포름알데히드, 이산화질소, 자외선·구름 정보 등 총 20개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어느 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이 날아오는지 역추적해 관측할 수 있으며 국내 유입량과 유출량을 관측한다. 지상 미세먼지 농도 산정도 가능해 해양이나 산간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천리안 2B호는 동쪽으로는 일본부터 서쪽으로는 인도까지, 북쪽으로는 몽골부터 남쪽으로는 인도네시아까지 대기 환경을 감시한다. 이 센터장은 “위성에서 보내주는 데이터가 워낙 대용량”이라며 “모델링과 데이터를 결합하는 작업을 거쳐 정밀한 유입량과 유출량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특히 천리안 2B호로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를 관측하면 화산 분화를 예측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백두산의 화산 분화도 예측할 수 있으며 아시아 각국 협력을 통해 각국에 위성 데이터를 제공하는 아시아 전역 네트워크도 공동으로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산 분화의 전조 현상으로 많이 배출되는 이산화황 농도를 분석해 화산 분화 등 자연재해 감시도 가능하다”며 일본 아소산과 사쿠라지마의 화산 분화 관측에 활용된 이산화황 농도 추세 분석 데이터를 공개했다.
3.5톤 무게의 천리안위성 2B호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주변의 해양과 대기 환경을 관측하기 위해 적도 상공 약 3만6,000㎞ 고도에서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움직여 정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9년 이상의 개발기간 총 3,867억원이 투입됐다.
천리안 2B호에는 환경 탑재체 외에 해양 탑재체도 실려 태양 빛에 반사된 바다의 색(해색)을 분석해 바닷물 속 식물성 플랑크톤 농도, 수질, 적조·녹조 등을 관측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천리안 2A·2B호의 본체 플랫폼을 활용해 재난재해나 위성항법 정보 등을 관측하는 천리안 위성 3호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승훈 항우연 위성연구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위성 플랫폼 국산화 기술로 통신·재난재해·해상구조 등을 지원하는 천리안 위성 3호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위성 플랫폼 국내 개발 기술 등 중요한 기술기반을 확보해 장래가 밝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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