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을 나흘 앞두고 정치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접종’ 여부와 안전성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인으로서는 안 대표가 가장 먼저 접종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 접종은 차질 없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 그리고 정부가 허락한다면 먼저 맞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26일부터 전국의 요양 병원, 요양 시설 등 5,873곳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작용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국내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에 야권은 문 대통령의 ‘1호 접종’을 압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외국의 국가 지도자들은 백신의 안전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 빠른 순서로 접종한다. 우리나라는 누가 1호 접종자가 될 것인지 전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정부가 사용을 허락하고 국민에게 접종을 권할 거라면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 국민의 백신 불안정을 해소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백신 공급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과정이 설명되지 않고 있고 백신 효용성 문제도 정부가 확실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은 얘기한다. 누가 그럼 백신을 제일 먼저 맞는 대상이 될 건가”라고 꼬집었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내가 대통령이라면 ‘국민 여러분, 안심하세요’라고 하고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거들었다.
한편 청와대는 야권의 문 대통령 1호 접종 촉구와 관련해 “지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백신에 대해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1953년생인 문 대통령은 올해 68세로 현재로서는 1호 접종이 불가능하다. 해외에서는 국가 지도자들이 ‘백신 1호 접종자’로 나선 사례가 적지 않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당선인 신분으로 모더나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이외에도 세르비아 총리와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앞장서 백신을 맞았다. 나아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파흐레틴 코자 터키 보건부 장관 등도 ‘1호 접종자’로 나선 바 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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