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들의 주가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진척으로 원유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원유 생산까지 줄어들자 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해 정유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에쓰오일(S-Oil(010950))은 8만 8,000원에 거래를 끝내면서 전일 대비 5.14% 올랐다. 지난해 1월 2일 종가가 9만 1,9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쓰오일은 코로나 사태의 충격을 사실상 회복한 수준까지 돌아왔다. GS(078930)(3만 9,950원)는 이날 1.14% 올랐고 SK이노베이션(096770)은 1.31% 상승을 나타냈다. 전일 뉴욕 증시에서도 엑손모빌(3.00%), BP(4.42%) 등 주요 에너지 회사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 워런 버핏이 대거 쓸어담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셰브런도 이날 3.69% 뛰었다.
정유주의 강세는 기본적으로 국제 유가 강세 때문이다. 실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24일(현지 시간) 전산장 마감가는 63.22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2.5%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해 1월 6일(배럴당 63.27달러)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최근 원유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고 존슨앤드존슨(J&J) 백신이 미국에서 곧 긴급 사용을 승인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날 국제 유가를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유주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정유주 향방의 주된 변수인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점치면서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WTI 가격이 배럴당 72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가 대비 약 14% 더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정유 업체들의 마진도 좋아지며 기업 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제 마진이 떨어져 그간 정유주들의 주가 상승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정유주는 유가와 정제 마진이 동시에 개선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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