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변창흠(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를 감싸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을 국회로 소환해 강하게 질타했다. 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에게)이 사안의 엄중함에 대한 인식을 좀 더 확실히 갖도록 요구했다"고 말했다. "개인의 명예와도 관계된 내용"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변 장관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까지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다. 본인이 누구보다 먼저 조사 받길 자청할 정도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그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언동은 절대 되지 않는다',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훨씬 더 감수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전날 변 장관은 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옹호하듯 말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MBC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짓이고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는 설명이다.
투기가 아니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이다. 변 장관은 "신도시 개발 정보를 얻어서 보상받기 위해 땅을 구입한 게 아니다"라며 "2025년 이후 민간 개발될 걸로 알고 땅을 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LH 직원들이 투기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변 장관은 LH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국토부는 투기 의혹이 확산되자 관련 공기업 임직원과 공무원,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부동산 거래 내역을 조사해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여부을 밝히기로 4일 결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추가 대책과 관련해 "전수조사가 광범위하고도 확실하게 이뤄져야 하고 정부가 하겠다고 하니 우선은 지켜보겠다"면서 "그에 임하는 국토부와 LH의 자세에 대해 제가 심할 정도로 매섭게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 장관은 이 대표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국회를 떠났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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