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의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으로 발생한 누적 사망자 수가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군경에 의해 살해된 시민 9명을 포함해 사망자 수는 최소 9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이를 규탄하는 시위 참가자들에 총격과 폭행을 가하는 등 유혈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날 제2 도시 만달레이 지역에서는 연좌시위를 벌이던 5명의 시민이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졌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대거 발생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이 매체는 전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불교 승려를 포함한 20여 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이중 상당수가 위중한 상태다. 또 진압 병력을 피해 달아난 젊은 시위 참가자들을 숨겨줬던 한 시민은 머리에 실탄을 맞은 뒤 군경에 의해 끌려간 뒤 행적이 묘연한 상황이다.
바고 지역에서는 19살의 미얀마 해양대 재학생이 총격으로 숨졌으며, 4명이 실탄에 맞았다.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적어도 2명이 살해됐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했다. 중부 마궤 지역에서는 시위 참가자 한 명이 숨졌고, 최소 13명이 체포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는 양곤과 만달레이, 마궤 등 대도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10대 후반의 학생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심야에 주택가를 돌면서 시위대와 상관없는 시민들을 살해하거나 임의로 체포하는 등 잔학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시민들이 이에 저항하면 자동차 유리창과 점포를 부수는 등 사유재산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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