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문재인 정부와 여권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당위원회 제 1부부장의 담화문과 관련, "한미동맹의 명확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 김여정의 하명을 따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지난해 김여정이 대북전단을 맹비난하자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김여정의 하명(下命)을 떠받들어 대북전단금지법이라는 수치스러운 법률을 만들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이번에도 문재인 정권은 김여정의 하명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동맹 해체의 길로 가려 하는가"라고도 적었다.
유 전 의원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국무·국방장관의 2+2 회담이 내일 열린다"며 "이를 하루 앞두고 김여정은 문재인 정권 임기말의 고통을 거론하며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오기 쉽지 않다'고 협박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지난 4년간 각자 딴 생각을 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 중단, 연기해왔다"면서 "주한미군사령관이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로 제대로 된 연합훈련도 안하는 게 동맹의 현주소인데, 김여정은 그마저도 완전히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 덧붙여 유 전 의원은 "연합훈련도 안하는 군은 더 이상 동맹군이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협박은 한미동맹의 해체, 주한미군의 철수를 말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더불어 유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국가안보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보여달라"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한미연합훈련과 대북 군사억지력을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과 쿼드(Quad)에 적극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고 혈맹의 신뢰를 재구축하기 바란다"고 썼다.
앞서 김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방송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축소 시행한다며 북한도 유연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 규모 축소 소식에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그리고 그 형식이 이렇게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대남기구 정리와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도 언급하면서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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