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새내기주’ 디지털 헬스 기업 라이프시맨틱스가 증시 입성 2일 만에 ‘투자주의 종목’ 딱지가 붙었다. 일부 계좌에서 상장 주식 수 대비 2% 이상 순매도가 나오는 등 매물이 쏟아지며 종가가 전일 대비 5%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공모주 투자에 개인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상장 직후 단타 매매가 극성을 부리며 급등했던 주가가 고꾸라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상장 직후 공모 받은 주식을 팔지 못하면 ‘쪽박’을 찰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며 상장 초기 주가 널뛰기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24일 코스닥시장에서 라이프시맨틱스는 전일 대비 8.86%(1,550원) 내린 1만 5,950원에 거래를 끝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코스닥 상장 첫날 하한가 1만 7,500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모가(1만 2,500원)보다는 높았으나 시초가(2만 5,000원) 대비 30% 하락한 ‘따하(시초가를 공모가 2배에 형성 후 하한가)’를 기록한 셈이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거론됐던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전일보다 2.85%(4,000원) 내린 13만 6,5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를 공모가 2배에 형성 후 상한가)’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듯했으나 결국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빅히트·교촌에프앤비 등 수요 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상장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상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내 주가가 급락한 기업들이 대다수였다.
통상적으로 공모주들의 상장 직후 주가는 개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겠다는 보유확약(록업)을 해야 하는 기관들과는 달리 주식의 매도·매수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공모주에 투자한다. 상장 이후 주가가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변해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는다.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공모주 투자 열풍에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한 22개 기업 가운데 14개 기업의 공모가가 수요 예측 상단을 초과해 확정됐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기관투자가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로 공모주 투자가 단기 차익을 꾀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며 오히려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인기가 몰렸던 공모주들이 첫날 따상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패턴이 자리잡으며 투자자들 사이에 ‘단타’를 꾀하는 테마주로 자리잡았다”며 “공모가 책정부터 적정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기업의 상장 이후 주가도 안정적으로 뒷받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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