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친(親) 중국 등의 논란으로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700억 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반(反)중국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과 연관된 엔터주들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기업 YG엔터테인먼트와 방송사인 SBS의 시가총액은 26일 기준 1조 2,2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선구마사 1회가 방영된 지난 22일 종가 기준(1조 3,014억 원)보다 716억 원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5.63%, SBS는 5.24% 각각 하락했다.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YG PLUS도 2.64% 떨어졌다.
조선구마사는 첫 방영 이후부터 역사 왜곡 및 친중국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놀란 광고주들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제작 지원 철회를 알리기도 했다. 결국 지난 26일 SBS와 YG스튜디오플렉스 등은 조선구마사 제작과 방송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80%가량 촬영을 마친 상황에서 제작비 중 상당 부분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드라마의 제작비는 3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에서는 이번 드라마 폐지 사태가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는 6월 방영을 앞둔 JTBC 드라마 ‘설강화’도 유사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드라마는 YG엔터의 간판스타 블랙핑크의 지수가 주연을 맡으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화운동 역사 폄하, 간첩·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찬양 등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드라마 제작사는 중국 텐센트에서 1,000억 원 투자를 받아 반중 여론까지 엮이는 모습이다.
다만 관련 종목 주가나 실적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엔터 관련 종목 주가 및 실적에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사태의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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