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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들, 군경 유혈진압에 사냥총 등 사제무기로 맞섰다

중부 마궤·사가잉 등 곳곳에서 수렵용 라이플 등 쏘며 저항

"군경, 단속 빙자해 현금·휴대폰·귀금속 약탈" 비난도

1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한 마을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가 헌법 책을 불태우고 있다. 미얀마 민주 진영은 이날 국민통합정부 출범과 소수민족 권익 보장 등을 담은 과도헌법을 선포하며 과거 군정 시절 제정된 기존 헌법 폐기와 소수민족 무장 조직과의 연대를 공식화했다. /A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사상자가 대거 늘어나자 시민들이 수렵총 등 사제무기를 들고 맞서는 등 물리적 저항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3일 현지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중부 마궤 지역의 강오 마을 인근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직접 만든 수렵총 등 사제무기를 들고 군경에 맞섰다.

지난달 30일 시위 진압에 나선 군인들이 멧돼지 사냥중이던 조 조 민트(42)를 총으로 쏴서 살해한 뒤 그의 시신을 수습하려는 시민들을 막아서면서 양측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동료 사냥꾼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수렵총 등 급조한 사제무기를 들고 급히 달려 나와서 군경에 맞섰다.

이에 군인들은 기관총 등 중화기를 동원해 시민들을 제압했고, 이 과정에서 조 린(33) 등 3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주민들은 인근 숲으로 달아났고 현재 마을에는 개과 닭 등 가축들만 남아있다고 한 주민은 전했다.

이날 이후 강오 마을 인근 주민 1만명이 군경을 피해 집을 버리고 숲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경은 또 반정부 활동에 사용한 무기와 각종 도구들을 압수한다는 명목하에 현금과 휴대폰, 각종 보석류를 약탈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한 주민은 "그들은 모든 것을, 심지어 칼과 양파 써는 도구까지도 가져갔으며 술집에서 맥주도 가져갔다"고 전했다.

중부 사가잉 지역의 인마빈, 까니 마을에서도 지난 2일 군경과 시민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은 군경을 향해 사제 총을 쏘거나 압력분사식 가스총으로 유리나 철제 탄환을 발사했고, 이에 군경은 실탄 사격으로 맞섰다.

이후 다른 지역민들도 합세하자 군경은 결국 인근 숲으로 철수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한 주민은 "우리는 적당한 무기가 없다.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인근 깔레 마을 주민들도 지난달 29일부터 시위 진압을 위해 증원된 병력에 사제 총을 쏘면서 저항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군경은 진압 과정에서 기관총과 수류탄, 유탄발사기까지 동원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경의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총격 등 유혈진압으로 인해 지난 1일까지 543명이 숨졌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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