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 7조’ 국민청원으로 알려진 인터넷 블로거 조은산이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패한 이유로 ‘갈등과 분열의 정치’ ‘극성 친문(親文)의 놀이터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과대평가’ ‘국민 과소평가’ 등을 꼽았다.
조은산은 8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갈등과 분열의 정치는 지지율 확보에는 용이했으나 정작 선거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은 성인지 감수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젠더 현안들을 쏟아내며 2030 유권자들을 젠더 갈등의 한복판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며 “직접 증거 없이 피해자의 일관적인 진술과 눈물만으로 강간범 신세로 전락하는 게 가능해진 진보적 ‘남녀평등’의 시대가 열렸고, 분노한 젊은 남성들은 급속도로 지지층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조은산은 "잃은 남성들의 표만큼, 여성들의 표심은 확실히 챙기지 못했다"며 "‘피해 호소인'이라는 신조어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3인의 그녀들과 함께 윤미향 의원,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의 지속적인 2차 가해로, 차츰차츰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갉아 내린 것"이라고 했다.
또 조은산은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를 거론하며 “그는 털 많고 탈 많은 음모론자에 불과하다”며 “극성 친문 세력의 놀이터에 불과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과대평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음모론 중에서도 특히 천안함 좌초설을 통해 그는, 극렬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게서, 이미 보지 말아야 하고 듣지 말아야 할 인물로 각인된 지 오래"라며 "그런 그의 방송을 마치 성지순례하듯 찾아다니고 심지어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운가’라는 헛소리까지 쏟아내는 여권 인사들과 박영선 후보는 중도층의 표를 발로 걷어찬 것"이라고 했다.
조은산은 끝으로 정부·여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싸구려 감성’과 네거티브 전략으로 만회하려고 했다며 “국민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여권이)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국민의 감성을 끌어안기보다는, 국민을 그들의 낡은 감성에 끼워 맞추려 부단히 노력했고 국민이 다시 그들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 오판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아직도 적폐 청산과 집값 폭등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거니와 싸이월드 시절의 눈물 셀카를 연상시키는 소름 돋는 감성팔이를 2021년의 정치판에서 봐야 하는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며 “고민정 의원은 아시려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집값 폭등의 현실에 부쳐 허덕이는 국민 앞에 민주당은 싸구려 감성과 네거티브, 과거사 들추기와 신변잡기에만 급급했다"며 "내곡동 생태탕과 페라가모 구두 외에 그 어떤 미래지향적인 스토리와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들려주지 못했다"고 했다.
조은산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조언했다. 그는 "이제 긴장하시라. 그러나 쫄진 마시라"며 "서울은 시장이 아닌, 시민의 것임을 기억한다면 될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조은산의 블로그 글 전문.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
1. 갈등과 분열의 정치는 지지율 확보에는 용이했으나 정작 선거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은 성인지 감수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젠더 현안들을 쏟아내며 2030 유권자들을 젠더 갈등의 한복판으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
이미 인국공 사태를 통해 변태적으로 진화한 진보적 ‘공정’을 목격한 그들 앞에, 이제는 직접증거 없이 피해자의 일관적인 진술과 눈물만으로 강간범 신세로 전락하는 게 가능해진 진보적 ‘남녀평등’의 시대가 열렸고 분노한 젊은 남성들은 급속도로 지지층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잃은 남성들의 표만큼, 여성들의 표심은 확실히 챙겼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 야권을 향한 압도적인 20대 남성의 지지만큼 20대 여성의 압도적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이유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당헌 개정을 불사하며 ‘선거로 심판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이낙연 전 대표의 망언은 성 추문으로 인해 보궐 선거를 치르게 만든 당이 도대체 어느 당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였으며, ‘피해 호소인’이라는 신조어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3인의 그녀들과 함께 윤미향 의원,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의 지속적인 2차 가해로, 차츰차츰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갉아 내린 것이다.
편 가르기식 정치는 비열하지만 쉽다. 그러나 내 편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그 부분에서 실패했다.
결국 오 후보는 20대 남성에게서 70%가 넘는 표를 얻은 반면, 박 후보는 같은 층 여성에게서 44%의 표를 얻어내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적은 내부에 있다는 것을.
2. 극성 친문 세력의 놀이터에 불과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과대평가했다.
그는 털 많고 탈 많은 음모론자에 불과하다. 수많은 수식어 중에서도 나는 그를 평가하기에, 이보다 절제되고 또한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표현을 찾을 방도가 없다.
게다가 수많은 음모론 중에서도 특히 천안함 좌초설을 통해 그는, 극렬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게서, 이미 보지 말아야 하고 듣지 말아야 할 인물로 각인된 지 오래다. 즉, 친문 세력의 정신 승리를 위한 도구이지, 중도층의 흡수와 포용을 위한 도구가 아니란 말이다.
그런 그의 방송을 마치 성지 순례하듯 찾아다니고 심지어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운가.’라는 헛소리까지 쏟아내는 여권 인사들과 박 후보에게서 중도층은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그의 방송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중도층의 표를 발로 걷어찬 것과 같은 것이었다.
3. 반면에 그들은 국민을 과소평가했다.
4.7 재보궐 선거는 전 시장의 성 추문으로 인해 치러졌지만, 집값 폭등에 대한 심판과 그 주범들의 내로남불에 대한 단죄에 가까웠다. 그러나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그들은 국민의 감성을 끌어안기보다는, 국민을 그들의 낡은 감성에 끼워 맞추려 부단히 노력했고 국민이 다시 그들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 오판했다.
가장 큰 문제이자 원인인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당 차원의 공식적인 사죄와 함께 전향적인 정책 기조의 변화를 선언하는 건 애초에 민주당에게는 바랄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옳고 정의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택하는 방법은 언제나 그렇듯, 적폐 청산 물타기에 이은 감성팔이다. 나는 아직도 적폐 청산과 집값 폭등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거니와, 싸이월드 시절의 눈물 셀카를 연상시키는 소름 돋는 감성팔이를 2021년의 정치판에서 봐야 하는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다. 고민정 의원은 아시려나?
결국 정치는 현실이었다.
집값 폭등의 현실에 부쳐 허덕이는 국민 앞에 민주당은 싸구려 감성과 네거티브, 과거사 들추기와 신변잡기에만 급급했고, 내곡동 생태탕과 페라가모 구두 외에 그 어떤 미래 지향적인 스토리와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들려주지 못했다. 나는 그저 오세훈 후보로 추정된다는 그 인물이, 망할 놈의 생태탕에 알·고니는 추가했는지 안 했는지가 더 궁금할 따름이었다.
바글바글 끓는 생태탕 냄새가 전국을 강타하는 와중에도 봄날의 벚꽃 잎은 휘날렸다. 감성은 땅에 떨어져 뒹굴었고, 서울과 부산의 시민은 몸을 굽혀 현실을 주웠다.
멀어져간 내 집 마련의 꿈, 그 현실은 깨진 유리 조각처럼 아프다. 그러나 잘 선택하셨고 용기 내어 잘 주우셨다.
가슴 아픈 얘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값은 그리 빠르거나 혹은 큰 폭으로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1년 임기 시장직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공급을 극도로 틀어 막아놓았던 탓에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다음 정권의 향방에 따라 조정기를 거쳐 점차 안정될 가능성도 있으니 무주택자분들은 조금만 더 힘내셨으면 한다.
결국 선거는 말에서 시작해 말로 끝났다. 정책은 바래져갔고 그 아둔한 과정을 지켜보는 건 고통이었다.
그러나 민심은 역동적이었다. 그래서 두려운 것일테다.
개표는 끝났다. 동시에 시작하게 된 많은 것들이 있다.
움트고 자라나는 희망만으로도 사람은 버티고 산다.
돌팔이 감성이 아닌, 손끝으로 만져지는 현실이 희망을 전해주기를 나는 바랄 뿐이었다.
오세훈 당선인께서는 맥주 한 잔 하셨는가?
그렇다면 이제 긴장하시라. 그러나 쫄진 마시라.
서울은 시장이 아닌, 시민의 것임을 기억한다면 될 일이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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