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미녀대회 우승자가 '이혼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상식 현장에서 왕관을 빼앗기는 일이 발생했다. 우승자는 전년도 우승자에 의해 강제로 왕관이 벗겨지는 과정에서 머리에 상처까지 입었다.
7일(현지시간)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과 BBC방송에 따르면 푸슈피카 데 실바라는 여성은 지난 4일 기혼녀 미녀대회에서 우승하며 '미시즈 스리랑카' 타이틀을 얻었다.
공식 행사가 끝날 때쯤 전년도 우승자 카롤린 주리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더니 "규정상 결혼한 상태의 여성이 상을 받을 수 있으며 이혼한 여성은 수상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며 데 실바가 쓰고 있는 왕관을 직접 벗겼다. 머리카락과 엉킨 왕관이 떼어지는 과정에서 데 실바는 머리에 상처까지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리는 자의적으로 이 왕관을 2등 수상자의 머리에 씌워줬고 데 실바는 눈물을 글썽이며 곧바로 무대를 빠져나갔다. 이 과정은 전국에 TV로 중계됐다. 이 대회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미녀 대회 중 하나로 꼽힌다.
주최 측은 즉시 사태 수습에 나섰다. 데 실바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히며 왕관을 다시 데 실바에게 돌려주고 사과했다. 데 실바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이혼한 상태는 아니라며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어려움을 겪는 싱글맘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혼한 여성일지라도 이 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남편과 별거 중이지만 이혼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데 실바는 주리를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이에 경찰은 전날 주리와 대회 관계자 등을 불러 사건 경위와 관련해 조사를 벌였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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