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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만 있었으면"…한강공원 실종 대학생 끝내 숨진채 돌아왔다 (종합)

실종 당시 입었던 옷차림 그대로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서 시신 인양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민이가 살아만 있다면 영원히 못 봐도 좋다, 제발 살아만 있었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에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한밤중 술을 마신 채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22)씨가 결국 실종 엿새째인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50분쯤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 수중에서 손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종 장소인 수상택시 승강장 약 20m 앞에서 떠내려오는 시신을 민간구조사의 구조견이 발견했다. 경찰은 옷차림새 등을 토대로 손씨 신원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양했다.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엿새 전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가 구조견과 함께 시신 수습현장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손씨는 실종 당시 입고 있었던 흰색·회색·검정색 패턴이 뒤섞인 긴소매 셔츠와 검정 바지 등 차림새 그대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는 24일 오후 11시쯤부터 다음날인 25일 새벽 2시까지 현장에서 동성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함께 있던 친구는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어나 깨 정민 씨가 먼저 집에 갔다고 생각하고 홀로 귀가했다고 한다. 그는 깨어났을 때 주변에 손씨가 있었는지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는 손씨의 휴대전화를 실수로 소지한 채 귀가했으며, 본인의 휴대전화는 손씨에게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휴대전화의 위치는 실종 장소 주변으로 파악됐는데 실종 당일 오전 6시 반께 기지국과 연결이 끊긴 뒤 꺼졌다.



경찰은 현장 인근 CCTV를 분석하면서 기동대·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드론·수색선 등을 동원해 엿새 동안 한강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29일 손정민 씨를 찾는 전단지가 붙어 있다. /김태영 기자


손씨의 부모와 친척, 지인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아들을 찾는 글을 올리고 매일 한강공원에 나와 손씨를 찾았다. 전단지 수천 장을 인쇄해 공원 인근 아파트 단지 20곳에 배포했고, 현수막도 공원 곳곳에 걸었다. 손씨의 아버지는 블로그 글에서 "우리 부부에겐 99년생인 아들이 하나 있다. 정말 정성을 다했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어서 좋았다"며 "사춘기도 없었고 어릴 때부터 같이 놀아서 저랑도 친했다"고 했다.

한편, 손씨 시신은 서초구의 한 병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경찰은 유족과 협의해 부검 여부를 결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례 절차를 마친 뒤 실종 당시 친구와 마셨던 술의 양을 비롯한 당시 상황을 확인해 사고(실족사)인지 사건인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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