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합친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차량용 핵심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전자·현대차 등은 1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현대차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삼성전자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양사는 앞으로 기술협력을 통해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배터리 관리 칩, 인포테인먼트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양산차 적용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발굴한다. 또 자율주행차용 AP와 인공지능(AI) 가속기, 미래차용 통신 프로세서 등에서 중장기 공동 기술 개발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차량용 반도체 전(全) 주기 자립화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이지만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이 2%대에 불과하다. 차량용 반도체는 통상 8인치 웨이퍼 기반에서 만들어지는데 삼성전자는 이미 고성능 12인치 웨이퍼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모바일 반도체 등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자율주행차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에서 시스템 반도체의 새로운 시장을 양사가 함께 창출해낼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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