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의 수호자를 자임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를 중단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내놓은 데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 시간 14일 오전 6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9.24% 하락한 4만9,214.21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의 폭탄 선언 뒤 4만7,000달러 선까지 폭락했던 것에서는 회복했지만 여전히 5만달러 아래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도 1조달러가 무너지면서 9,207억달러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비트코인의 가격이 약 두 달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머스크의 결제 허용 입장 번복 외에도 미 법무부와 국세청(IRS)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낸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불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돈 세탁과 세금 관련 불법행위를 조사하는 관리들이 바이낸스의 사업을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설립 이래 경쟁사들을 제치며 승승장구하는 바이낸스는 조세 피난처로 잘 알려진 케이맨 제도에서 설립됐고,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단일 본사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낸스 측 대변인은 조사 배경 등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으며 "우리는 법적 의무를 매우 진지하게 이행하고 있으며 규제 및 법 집행 기관에 협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바이낸스 측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강력한 노력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보도 직후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많은 고통이 있다. 어떤 이에게는 고통이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이번 조사가 지난달 독일 금융당국이 바이낸스가 발행한 암호화폐 관련 주식을 추종하는 주식 토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경고한 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던 이더리움도 24시간 전과 견줘 9.03% 하락한 3,705.01달러로 값이 내려갔다. 시총은 4,292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역시 머스크가 적극적으로 밀었던 도지코인도 24시간 전보다 15.81%나 빠지며 0.3963달러로 떨어졌다. 시총도 513억2,000만달러로 줄면서 한때 4위까지 올라갔던 시총 규모는 6위로 내려섰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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