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라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입시 비리 사태와 관련, 공식적으로 사과한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며 "검찰과 언론에 당할 때 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또다시 조국을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저서) '조국의 시간'을 통해서 묻힌 많은 진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으면 좋겠다. 진실의 힘을 믿는다"며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송 대표의 '조국 사태' 공식 사과 이후 조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저를 밟고 전진하십시오. 저는 공직을 떠난 사인(私人)으로,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방어와 치유에 힘쓸 것입니다'라는 글을 옮기면서 "검찰개혁의 한복판에서 온 가족이 도륙 당했고 가족의 피를 펜에 찍어 '조국의 시간'을 썼다고 했다"면서 "조국 전 장관은 이 책을 펴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언론의 2차 가해를 충분히 짐작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또한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펴낸 데는 필시 사연이 있을 것"이라며 "책을 읽어보면서 그 사연의 심연을 느껴보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검찰개혁이 독립운동 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독립운동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듯이 검찰개혁 과정에서 조 전 장관도 많은 피를 흘렸다"면서 "조국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행보를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덧붙여 정 의원은 송 대표의 사과를 두고는 "오늘 또다시 조국 논쟁이 벌어질 것 같다"면서 "저는 개개인의 말할 자유를 인정한다. 조국을 비판할 사람들은 비판하라. 저도 말할 권리가 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가 말했듯 저는 '조국의 말할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 의원은 "조국 전 장관과 그 일가족이 당한 무도한 검찰 권력도 함께 비판해 달라. 이것이 균형"이라고 강조한 뒤 "조국 사건에 대한 최초의 문제는 사실 권력형 비리, 사모펀드 문제였다. 이 문제는 대부분 무혐의 불기소처분 됐다"고 상황을 짚었다.
정 의원은 이어서 "저는 아직 조국 책을 읽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당했을 고초를 생각한다.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면서 "지난 2년간 하루가 그랬듯이 오늘 또다시 조국 전 장관은 심한 통증을 느낄지도 모르겠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또 "위로를 드린다. 검찰과 언론에 당할 때 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조국의 시간'을 읽으면서 조국 전 장관이 느꼈을 고통의 무게를 함께 감당해 보겠다"고 했다.
앞서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심경청 대국민 보고를 통해 "오거돈,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논란에 이어 조 전 장관 자녀입시관련 논란, 정부 고위관계자의 전세보증금 인상논란, 민주당 여러 의원들의 부동산 논란, 그리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이를 처리하는 우리 민주당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국민 보고에 앞서 조 전 장관이 저서 '조국의 시간'을 발간하자, 송 대표가 직접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할 지 주목받은 가운데 공식적인 사과입장을 낸 것으로 송 대표는 "이제는 국민의 시간"이라며 대국민 보고를 시작했다.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입시비리 문제에 대해 "조 전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반성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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