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열풍에 힘 입어 건자재 업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제품에 친환경 요소를 더해 성능은 물론 소비자의 생활 공간 속 건강까지 보장하는 ‘ESG 맞춤형’ 제품이 속속 등장하는 모양새다.
KCC는 지난해 12월 바이러스와 균류에 대항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페인트 ‘숲으로바이오’를 출시했다. 특수 무기계 항바이러스제를 적용한 이 제품은 쾌적한 실내 공간을 유지를 위한 필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이러스는 통상 생활 환경에서 최장 96시간까지 생존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KCC 숲으로바이오를 사용하면 도장 면에 흡착한 바이러스가 6시간 내로 99%이상 사멸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앞서 KCC는 일본 연구기관인 Q-Tech와 전북대학교 연구팀과 함께 숲으로바이오의 항바이러스 성능에 대한 시험 및 검증 과정을 완료했다. KCC 숲으로바이오는 시험에 사용된 비피막, 피막 두 종류의 바이러스 모두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됐다. FITI시험연구원과는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의 박테리아와 흑곰팡이를 포함한 5가지 곰팡이류에 대해서 항균·항곰팡이 성능을 검증했다.
숲으로바이오는 항바이러스 페인트 제품 최초로 환경부가 공인한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더해 KCC는 숲으로바이오에 대해 항바이러스·항균·항곰팡이 성능을 갖춘 수성 페인트로서 특허까지 출원했다.
LG하우시스 역시 ESG 철학을 덧입힌 제품 출시에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2018년 국내 최초로 재활용 페트(PET)를 소재로 가구용 필름을 선보였다. 가구용 필름은 가구 소재로 쓰이는 합판(MDF·PB) 표면에 붙이는 표면 마감재다. LG하우시스의 리사이클 가구용 필름을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주방에 사용할 경우 약 70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다. LG하우시스의 가구용 필름 연간 생산량을 고려하면 매년 약 1,500만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셈이다.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플라스틱이 연일 꼽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단순히 LG하우시스 제품을 이용하는 것만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건자재 업체들이 친환경 행보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정부 정책의 여파도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18년부터 건자재 제품들의 친환경 기준 준수 여부를 강력히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작년 4월부터 11월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합동으로 건자재의 제조·유통 단계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국토부는 올해도 건자재 제품군의 친환경 기준 준수 여부를 적극 점검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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