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문제로 충돌했다. 영국은 이미 EU에서 탈퇴했지만 북아일랜드 통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간) G7 회의와 별개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상들은 브렉시트 북아일랜드 협약 문제를 두고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프랑스, 독일, EU는 브렉시트 때 체결한 북아일랜드 협약을 지키라고 영국을 몰아붙였다. EU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굿 프라이데이 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과 아일랜드섬의 평화가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며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존슨 총리에게 말했다. 반면 존슨 총리는 북아일랜드 협약과 관련한 EU 입장이 지나치게 “원론적”이라며 절충을 원한다고 밝혔다. 만약 북아일랜드 협약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일방적으로 적용을 유예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피력했다.
영국과 EU의 갈등은 북아일랜드 통관 문제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1월 31일 EU를 공식 탈퇴한 영국은 같은해 말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빠져나갔지만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영국령 북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협약에 따라 EU 단일시장에 남아 EU 규제를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가는 상품은 통관 및 검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각종 불편을 막기 위해 식료품 통관 검사의 경우 유예기간이 올해 3월 말까지 적용되기로 했었는데 영국이 일방적으로 10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하면서 EU와의 갈등이 빚어졌다. 이 사안은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들어가는 냉장육의 이동에 영향이 있다는 점에서 '소시지 전쟁'이라고 불린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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