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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EU 브렉시트 충돌…'소시지 전쟁' 격화하나

북아일랜드 협약 놓고 공방 벌여

보리스 존슨(오른쪽)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영국 콘월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의 적극적인 참여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문제로 충돌했다. 미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G7 정상들은 브렉시트 ‘북아일랜드 협약’ 문제를 두고 날 선 발언을 주고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각각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개별 회담에서 “브렉시트 때 체결한 북아일랜드 협약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존슨 총리에게 “지난해 12월 EU와 서명한 합의에 따라 약속을 지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샤를 미셸 의장과 함께 존슨 총리를 만나 “굿 프라이데이 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과 아일랜드섬의 평화가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며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에 대해 북아일랜드 협약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일방적으로 적용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아일랜드) 협약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우리는 16조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조는 협약이 심각한 경제적·사회적·환경적 문제를 초래한다면 협정 일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 장치다. 그러면서 “영국이 개별 국가이자 개별 영토라는 점을 머릿속에 집어넣어 줘야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해 말 EU 단일 시장과 관세 동맹에서 완전히 빠져나갔지만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북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협약에 따라 EU 단일 시장에 남아 EU 규제를 따르게 된다. 이에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가는 상품은 통관 및 검역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영국과 EU는 올해 3월 말까지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건너가는 식료품 통관 검사에 유예기간을 적용하기로 했는데, 영국은 이를 10월까지 연장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EU는 영국이 양측이 합의한 브렉시트 협정을 존중하지 않았다면서 EU법상 ‘위반 절차’ 개시를 공식 통보하며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

이 사안은 영국에서 북아일랜드로 들어가는 냉장육 이동에 특히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소시지 전쟁’이라고 불린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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