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페이스대로 갈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들이 윤 전 총장에게 검사 시절 처리한 국정원 댓글 수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적폐 수사 등이 나중에 정치 논쟁이 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고 묻자 돌아왔다는 대답이다.
17일 서울경제가 이날 출간하는 천준(필명) 작가의 윤석열 평전, ‘별의 순간은 오는가-윤석열의 어제, 오늘과 내일’(서울문화사 펴냄)을 입수해 살펴보니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천 작가는 이를 본인이 윤 전 총장과의 소통 창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은 메시지라고 소개했다.
또 천 작가는 당시 검찰총장 사퇴 상태이던 윤 전 총장 측으로부터 “나는 동굴 속에서 마늘만 먹으며 인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곰”라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전했다.
천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윤 전 총장의) 대학시절 지인이나 오랫동안 윤석열을 취재해왔던 언론인, 검찰 업무를 함께했던 인물 그리고 친인척 등을 두루 취재했다”고 설명했다.
천 작가의 지인이자 윤 전 총장의 측근인 한 사람은 윤 전 총장에 대해 "3김(金) 이래 최초로 스타이지 프로듀서를 지향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또 “조국 수사는 문재인 정부가 건강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충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윤 전 총장의 지인들의 말도 소개했다.
천 작가는 취재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소신이 “검찰은 사회안보 인프라”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천 작가는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소신을 “만약 검찰이 수사마저 하지 못하고 공소권 유지만 하는 기관으로 전락한다면, 거액을 들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는 거악들은 빠져나가기 쉬워진다는 것”이라며 “그때 경제 정의는 혼탁해질 수밖에 없고, 피해는 전부 서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천 작가는 윤 전 총장이 원숙한 의회민주주의 기능을 중시한다고 봤다. 그는 “(윤 전 총장) 그 자신이 자극적인 국회 정치의 피해자지만, 그 국회로 말미암아 진정한 시민의 자유가 지켜질 수 있음을 믿는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이 언론의 역할을 매우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천 작가는 윤 전 총장이 “내부 고발과 사실에 의한 문제제기,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채널로서 언론이 더욱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석열 자신도 언론의 힘이 작동해 오피니언 리더로 살아왔음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