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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구글 수수료를 대하는 네이버·카카오의 '자가당착'

바이오IT부 윤민혁 기자





네이버·카카오(035720)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구글이 오는 10월 시작하는 인앱결제 강제·수수료 도입 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구글은 게임에만 적용했던 30% 수수료를 웹툰·웹소설·음악 등 전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인앱결제가 의무화하면 최대 40%의 콘텐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새 수수료 체계를 적용해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드는 만큼 실제 가격 인상 폭은 수수료 인상률보다 더 커야 손해를 메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수수료를 공급자에게 매기는 세금이라고 생각해보자. 세금이 도입되면 공급·수요자 모두에게 부담이 생긴다. 그 ‘부담’은 공급·수요자가 나눠서 분담하는 것이 상식이다. 실제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30%의 수수료가 도입된다고 해서 소비자가격이 30% 이상 오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플랫폼 생태계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 30% 수수료를 적용한 애플 생태계에서 판매되는 콘텐츠 가격은 구글 진영보다 30% 비싸다. 기업들과 소비자가 나눠야 할 부담이 100% 소비자에게만 전가됐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 특성에 따라 소비자가 모든 비용을 떠맡는 경우도 있다. 협상력이 극도로 약해 가격 결정에 끼치는 영향력이 없거나, 상품이 생존에 필수적이거나, 독과점·담합이 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콘텐츠는 필수재가 아니지만 독과점성은 있다. 웹툰은 통상 한 개의 플랫폼에만 독점 공급된다. 소비자는 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에 접속한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글·애플은 물론 네이버·카카오 등 콘텐츠 플랫폼도 독과점성이 있는 ‘이중 독점’ 구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글과 애플 역시 독과점 기업이고 30%라는 수수료는 적지 않다. 네이버·카카오 등은 이들이 만든 모바일 생태계에 속해 있고 콘텐츠 제작자에게 수수료도 받는다. 자신들도 일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자가당착 아닐까.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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