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집단에 빠져 여성들을 지도자의 성노예로 끌어들인 미국 여배우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과 BBC,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이비 종교집단 ‘넥시움(NXIVM)’의 성범죄 사건에 연루된 앨리슨 맥(38)에 징역 3년형과 벌금 2만 달러(약 2,200만원)를 선고했다. 맥은 자신이 끌어들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정서적으로 조종하거나 불리한 정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넥시움의 '영적 지도자'인 키스 라니에르의 성노예로 만들려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라니에르는 지난 1998년 설립한 넥시움에 포섭된 여성들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일부 여성의 몸에 자신의 이니셜로 낙인을 찍는 등 성적으로 착취한 죄목으로 지난해 10월 징역 120년을 선고받았다.
맥은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 켄트’의 유년기를 담은 미국 SF드라마 ‘스몰빌(Smallville)’ 시리즈에서 켄트의 친구 '클로이 설리번'역으로 출연하며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맥은 넥시움에 빠지면서 끝내 성범죄자로 전락했다.
BBC에 따르면 넥시움에 속한 광신도는 1만6,000명에 달한다. 이 중엔 맥과 같은 할리우드 여배우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고에 앞서 연방법원에 출석한 맥은 "난 영원히 후회할 선택을 해버렸다. 당시 내 행동은 혐오스럽고 불법적"이라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끌어들인 여성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판결을 맡은 니콜라스 가라우피스 판사는 “맥의 사과가 진심이라고 믿는다”면서도 "라니에르의 괴물 같은 범죄에서 '핵심 공범'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맥이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부분을 감안해 최소 양형 기준인 14년보다 낮은 3년형을 선고했다.
선고 공판에 참석한 피해자 제시카 조앤은 맥의 사과를 거부하며 “맥은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라니에르를 비난할 순 있지만 어차피 맥도 같은 괴물”이라고 덧붙였다.
맥은 보석으로 풀려나 오는 9월29일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까지 자택에 격리된다. 그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은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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