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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폭염에 강물에서 산 채로 익어가는 연어…"38도에 마라톤 하는 격"

수온 올라 산란 못하고 몸통에 곰팡이균

미국·캐나다 대형 산불도 생태계 파괴

높은 수온으로 연어들의 몸 곳곳에 상처가 나 있다./컬럼비아 리버키퍼(Columbia Riverkeepe) 유튜브




미국 서부를 강타한 폭염에 강의 수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콜롬비아강의 연어에서 붉은 병변이 나타나고 흰곰팡이도 관찰됐다고 '콜롬비아 리버키퍼(Columbia Riverkeeper)'가 촬영한 영상을 보도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홍송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중에 예상치 못하게도 경로를 변경했다"며 "이는 마치 불타는 건물을 피하기 위한 노력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송어에 상처도 많이 발견됐는데 이는 스트레스와 높아진 수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어의 몸통에는 수온 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생긴 곰팡이 감염으로 흰색 조각들이 생겼다. 미국은 연어 보호를 위해 법으로 이 지역 수온이 섭씨 20도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지만, 현재 수온은 21도에 달해 치명적인 수준이다. 단체에 따르면 이는 마치 마라톤 대회를 38도가 넘는 기온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 단체는 연어들은 강의 지류에 산란하지 못하고, 질병과 고온 때문에 죽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수온 상승의 여파로 연어가 얼마나 죽을지 판단하기는 이른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두 달가량은 수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죽는 연어의 개체 수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5년에도 여름에 기온이 상승해 콜롬비아 강에서 연어 25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전례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강에 연어 치어가 수온 상승으로 죽어 있다./AP연합뉴스


또 캘리포니아 북부 클라매스 강에서는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기생충이 번식해 새끼 연어 수십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새크라멘토강에서도 치누크 연어 치어들이 이상 고온 때문에 거의 전부 폐사할 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어 치어들이 죽게 되면 전체 개체 수에 영향을 주고 낚시 기간도 짧아지면서 캘리포니아에만 14억달러(약 1조6,164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 게다가 연어 가격도 치솟아 물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한편 최근 미 북·서부와 캐나다를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도 생태계를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미 수백 명이 산불로 사망했고, 해양 생물도 10억 개체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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