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로 한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공공 플랫폼 참여를 놓고 인터넷은행들이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뱅크는 일단 독자 노선을 걷지 않고 은행연합회와 한 배를 타기로 하면서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다른 행보를 보였다. 빅테크·핀테크 기업 주도의 민간 플랫폼과 시중은행 중심의 공공 플랫폼의 주도권 경쟁이 명확한 전선 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최근 재추진하기로 한 대환대출 공공 플랫폼에 카카오뱅크·토스뱅크 2개사가 불참 의사를 밝혔다. 대다수 시중은행이 공공 플랫폼 독자 구축을 지지했지만 이들 2개사는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은행권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에 은행권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과 관련, 카카오페이·토스 등 민간 빅테크·핀테크 등이 주도하는 대환대출에 종속될 것을 우려하며 은행권 중심의 공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금융 당국은 이에 대해 당초 부정적인 반응이었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달 15일 금융위와 은행 부행장급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은행권 독자적인 플랫폼에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은행연합회는 최근 2주간 개별 은행에 공공 플랫폼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3개 은행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당초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 결과 케이뱅크는 공공 플랫폼에 함께하기로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플랫폼인 만큼 은행들이 구축하는 공동망에 함께해서 최대한 잘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내부 경쟁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2019년 8월부터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토스의 자회사인 토스뱅크도 자생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토스의 ‘내게 맞는 대출 찾기’ 서비스는 1금융권 10곳, 2금융권 22곳 등 32곳의 금융기관의 대출 상품 금리와 한도를 비교·조회하고 유리한 조건의 상품 신청까지 제공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이달 초 플랫폼 참여 의사를 밝힌 토스·카카오페이 등 10여 개 핀테크 업체 중 실제 사업을 맡을 2~3곳을 결정해 오는 10월 출범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뭉친 은행들의 독자적 플랫폼도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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