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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재난지원금 '사각지대' 많아…땜질 보상 희망 걸다 절망만"

[지원금 기준에 불만 가중]

"1.1조가량 못 쓴 4차 지원금을

차라리 부지급 소상공인 줬으면"

5차도 못 받을 가능성에 우려


“간이 과세 사업자로 버팀목플러스(4차 재난지원금)을 못 받았습니다. 희망회복자금(5차)에는 그래도 받을 수 있다는데 그게 무슨 소용입니다. 1월 이후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데다 월세만 150만 원입니다. 이번에 200만~250만 원을 받아도 늘어난 대출 이자까지 더하면 폐업은 막지 못합니다.”

버팀목플러스 부지급을 통보받은 서울의 한 카페 사장은 12일 정부의 ‘희망회복자금’ 세부 기준 공고에 대해 이처럼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의 방역 실책으로 지난 7월부터 대유행을 맞아 또다시 자영업자만 ‘봉쇄’ 수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직격탄을 맞은 데 대한 절박한 호소다. 영업 금지나 제한으로 매출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5차에 이를 때까지 여전히 재난지원금 ‘사각지대’를 메우지 못한 탓에 폐업을 제외하고는 살아날 수 없다는 주장이다.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판정을 받은 소상공인 6만 명을 대표한 김정우 ‘버팀목플러스 반기 매출 비교 제외 사업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4차 지원금에 쓰이지 못한 1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차라리 부지급 통보된 소상공인 중 시급한 순서대로 지원해주는 게 낫다”며 “지원금을 받아 대출금이라도 줄이고 폐업하겠다는 자영업자도 많은데 땜질 지원책에 희망을 걸다가 폐업할 희망조차 뺏기게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5차 재난지원금 지원도 받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여전히 개업 기간이 어긋나면 현실적으로 매출에 손실을 봤더라도 지원금을 받지 못할 확률이 크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 씨는 2019년 10월 사업자 등록을 했지만 인테리어가 완료되지 않아 12월 한 달만 영업했다. 이때 한 달 실질 매출이 400만 원이었는데 2019년 10월부터 평균 133만 원을 번 것으로 신고돼 이미 버팀목플러스 부지급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2020년 월평균 매출이 300만 원도 안 돼 매달 손해였지만 2019년 평균보다 높아서 5차 희망회복자금도 못 받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전자지급결제대행(PG) 결제를 한 자영업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네이버 예약센터와 같은 예약 플랫폼에서 결제금이 오갈 경우 국세청에는 매년 2회 또는 1회마다 한꺼번에 매출이 신고되기 때문이다. 조지현 공간대여협회 회장은 “4차 재난지원금 당시에도 PG 매출은 적용되지 않아 실제 사업자들의 수익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매출 감소 판단 기준을 확대한다지만 PG 매출만 있는 사업자의 경우 휴업이나 폐업 판정이 돼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왔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희망회복자금에도 사각지대가 반복될 경우 자영업자의 폐업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손실보상금 지급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실효성 있는 지원이 될지에는 의심이 크다. 강순영 전국중소여행사비상대책협의회 간사는 “운영하던 여행사 사무실을 세탁소로 변환하고 야간에는 배달 기사로 일하면서 매월 500만 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내고 버티고 있는데, 여행업의 회복이 가장 늦을 것이라는 게 걱정”이라며 “내부 조사 결과 중소 여행사의 경우 운영 비용이 매월 680만 원가량인데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손실 규모는 더 커지고 있어 제도로 보상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생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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