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보험·은행 등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에 훈풍이 불었다.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시장금리 및 은행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금융 기업들의 이익률이 큰 폭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28포인트(0.58%) 하락한 3,128.53으로 마감한 가운데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주는 대부분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제주은행(006220)은 전 거래일 대비 5.96% 오른 7,260원에 거래를 끝마쳤고 JB금융지주(175330)와 메리츠금융지주(138040) 역시 각각 1.86%, 2.72%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지주(316140)(1.82%), 카카오뱅크(323410)(1.58%) 등 은행주와 한화손해보험(000370)(1.99%), 메리츠화재(1.97%), 코리안리(003690)(1.86%), 삼성화재(000810)(1.77%) 등의 은행·보험주들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현행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인상 폭 자체로는 크지 않지만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선 사실을 확인한 시장은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진행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혜주 찾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모습이다.
그 과정에서 우선 은행주가 대표적인 금리 인상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주의 투자 심리뿐 아니라 이자 부문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이라며 은행주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고수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4분기 1.67%에서 올 2분기 1.74%로 상승하기는 했지만 상승 폭이 둔화된 감이 있는데 이는 은행 금리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 상승은 앞으로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들의 예대 금리 차와 NIM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통위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은행주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주 역시 금리 인상 시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 업종이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부동산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높은데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의 근거가 경기회복이라는 점에서 경기민감주에 다시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세 번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당시 업종별 주가 등락률을 보면 소재·산업재를 주축으로 한 시클리컬(경기민감주) 수출 자본재의 상대 우위가 확연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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