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10대 형제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여성·강력범죄전담부(임예진 부장검사)는 23일 친할머니(77)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A군(18)을 구속 기소했다. 또 A군의 범행을 도운 혐의(존속살해 방조)로 동생 B군(16)도 구속 기소했다.
A군은 지난 8월 30일 0시 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주택에서 친할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현장을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존속살해 미수)도 받고 있다.
동생 B군은 사건 발생 당시 할머니의 비명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형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손자가 휘두른 흉기에 30여 차례 찔린 할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머리와 얼굴, 팔 등 전신에 부상 정도가 심해 결국 숨졌다.
검찰 조사 결과 2012년부터 조부모와 함께 생활해온 이들은 평소 할머니에게서 휴대전화 게임 등을 이유로 꾸중을 많이 들어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범행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범행 수법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등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기는 했으나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및 전문수사자문위원 자문 결과 범행 당시에는 현실 판단이 어려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들의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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