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잇따른 대출 조이기에도 기존 한도를 유지해온 케이뱅크가 대출 한도를 최대 1억 원 낮추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산림조합·지방은행 등에도 총량 규제를 압박하며 대출 고삐를 더욱 강하게 죄고 있다. 한도 축소를 넘어 아예 대출이 차단된 실수요자의 불만이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권 최대 규모로 대출 한도를 책정한 토스뱅크가 출범하면 수요가 단기간에 쏠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2일부터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기존 2억 5,000만 원에서 1억 5,000만 원으로 1억원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 역시 기존 최대 1억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췄다.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의 한도 역시 기존 1억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했다. 케이뱅크는 이들 상품에 ‘연소득 100% 이내’ 조건도 적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연쇄 대출 한도 축소 조치에도 케이뱅크는 그동안 한도 조절을 미뤄왔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물론 동종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는 신용대출의 한도를 연봉 이내, 최대 5,000만 원으로 축소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추가적으로 지난 1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연말까지 전면 중단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과 다른 별도의 기준을 적용 받아왔으나 최대 5배인 대출 한도를 더는 유지하기 힘들어 일부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의 총량 규제 압박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일 산림조합중앙회 여신 담당자를 불러 산림조합의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전국 130개 산림조합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평균 4%대지만 현재 5%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과 농·축협 상호금융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은 지방은행에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가계자금대출 잔액은 이미 6월 말에 지난해 말보다 6.5% 증가했다. 특히 BNK금융그룹 소속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증가율은 6월 말 기준 11.8%와 9.9%로 집계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BNK 계열 은행에 총량 목표 준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상황에 새롭게 출범하는 토스뱅크에 실수요자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5일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여·수신 상품을 내놓는다. 예금 상품은 ‘연 2% 수시 입출금통장’이 공개됐고 대출 상품은 신용대출이 업계 최저 금리, 최대 한도로 도입될 예정이다. 토스뱅크 홈페이지에 게시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일 기준 연 2.76∼15.00%, 한도는 최소 100만 원, 최대 2억 7,000만 원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3∼4%대 수준이고 최대 한도는 케이뱅크(1억 5,000만 원)를 제외하면 5,000만 원 수준이라 대출 희망자의 눈은 토스뱅크로 쏠릴 수밖에 없다. 현재 토스뱅크의 서비스를 사전 신청한 고객은 이미 100만 명을 돌파한 상태로 영업 개시와 함께 대출 수요도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