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사실상 승인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달 들어 급등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투자자들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와 인베스코가 신청한 비트코인 선물 계약 기반의 ETF 거래를 다음 주에 허용할 예정이다. 반에크·발키리 등 다른 비트코인 선물 ETF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승인이 이뤄지면 지난 2013년 제미니거래소의 창립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후 7년 만에 거래가 허용되게 된다. 그간 많은 금융사와 자산운용사가 ETF 승인을 신청했으나 SEC는 암호화폐 거래의 불안정성과 시장가격 조작 가능성, 투자자 손실 위험 등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지난달 말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해 현물 ETF와 달리 허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선물로 방향을 바꿔 ETF 신청서를 속속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보도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시세는 개당 5만 9,000달러를 넘어섰다. 이더리움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전히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더라도 희망을 갖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ETF 전문 매체 ETF트렌즈의 최고 투자 책임자 데이브 네이디그는 “이달 비트코인 ETF 선물 승인 가능성이 절반 이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SEC 측에서 분명한 힌트를 제시하지 않았고 비트코인 규제 계획의 필요성을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지난 3년 수익률은 각각 -74%, 95%, 305%로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SEC는 여전히 암호화폐 관련 상품이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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