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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호구냐?" 병사 술 남겼다고 얼굴에 소주 뿌린 중대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연합뉴스




육군 한 부대의 중대장이 술에 취해 병사들에게 술 마실 것을 강요하고, 병사 얼굴에 소주를 뿌리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자신을 15사단에서 복무 중이라고 밝힌 병사 A씨의 폭로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 19일 오후 5시쯤 중대장이 회식한 뒤 만취 상태로 생활관으로 들어왔다"면서 "'너네 노래좀 해봐라'라며 저와 제 동기들을 노래방으로 데려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노래를 부르던 도중 중대장은 갑자기 주먹으로 어깨를 4~5번 때리며 '야 내가 호구야?, X신이야?'라고 했다"면서 "(이후) 8시30분쯤에는 해당 중대장이 생활관 복도로 전 병력을 집합시킨 뒤 강제로 술을 마시게 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중대장은 병사들을 일렬로 서게 한 뒤 소주를 한 잔씩 줬고, 이 과정에서 A씨는 "저에게 연거푸 종이컵으로 소주 3잔을 마시게 했고, 마지막 잔을 남겼다는 이유로 '이 XX가 미쳤나'라며 갑자기 제 얼굴에 잔에 남아있던 소주를 뿌렸다"고 적었다.

아울러 A씨는 "저는 화가 너무 나서 '중대장님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했으나 이미 만취한 중대장은 제 말을 듣지도 않고 병사들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셨다"면서 "저는 자리를 피했고,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서 생활관에서 주저앉아 울부짖으며 울었다"고도 했다.

A씨는 중대장이 당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가 이튿날 다른 간부로부터 전해들은 뒤 사과했다면서 "군대에서 이런 취급을 당했다는 사실이 미칠듯 억울하고 슬프다"면서 "부모님이 외동 아들이 이런 일을 당하면서 군생활 하는걸 아시면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제가 다 죄송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15사단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합동조사에 착수했다. 부대 측은 "사건 발생 다음날 해당 간부는 본인의 과오를 인식하고, 스스로 사단에 보고했다"며 "묵과할 수 없는 행위이기에 즉시 해당 간부의 직무를 배제하고 분리 조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용사와 부모님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현재 사단 법무·군사경찰·감찰에서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관련 법규 및 절차에 의거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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