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과 관련, 정민씨 유족 측이 친구 A씨를 고소한 것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고 사건을 종결한 가운데 정민씨 아버지 손현씨가 "아들의 바지에서 명백한 증거를 찾았다"고 주장하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손씨는 2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돌아온 정민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경찰의) 불송치결정통지를 받으면 그 내용을 보고 이의제기 예정"이라면서 "그래야만 검찰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렇게 적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의 경우 사건을 자체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지만 고소·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검찰에 넘겨야만 한다. 검찰은 필요한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서 손씨는 "지난 금요일 서초서에서 정민이의 유품을 받아왔다"며 "인계서 리스트를 보다가 눈에 띄는 게 있었다. 바로 바지 주머니에 있던 마스크였다"고도 했다.
손씨는 또한 "정민이를 발견했을 때 얼굴에 마스크가 없길래 물에 떠내려갔나 했었는데 바지 주머니에 곱게 있었던 것이다"라며 "처음엔 단순히 마스크가 주머니에 있나 보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에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너무나 명백한 타살의 증거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씨는 "마스크가 주머니에 있다는 게 무슨 뜻이냐. 토끼굴에서도, 편의점에서도 꼭 마스크를 쓰고 있던 정민이는 술을 먹을 때 바지 주머니에 마스크를 잘 넣어뒀을 것"이라며 "그러다 술이 올라 잠이 들었을 것이다. 정민이는 잠들었던 나무 옆에서 이동 없이 추락했다. 그 상태로 누군가에 의해 물에 들어갔기 때문에 마스크는 그대로 주머니에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담당해 온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2일 정민씨 유족이 친구 A씨를 폭행치사 및 유기치사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최종 판단하고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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