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이동표적도 정확히 조준해 맞추는 스마트 소총 조준경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비행드론처럼 빠르게 날아다니는 물체도 보병들이 소총을 쏴서 백발백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학기술기업 이오시스템 연구진은 최근 ‘2021년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 종합학술대회’를 통해 ‘이동표적 조준을 위한 증강현실(AR) 지능형 조준경’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총에 장착된 조준경이 표적의 거리와 속도를 계산해 보여주고 이를 기반으로 사수가 사격 목표를 지정하면 조준점에 표적이 들어온 순간 인공지능(AI)이 자동격발 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지능형 조준경은 조준경 본체 및 사격목표 지정버튼, 자동격발 제어장치로 구성된다 . 조준경 본체에는 일종의 컴퓨터반도체칩인 시모스(CMOS)가 적용된 광학센서장치가 탑재돼 초고해상도(Full-HD)로 표적을 감지한다. 광학센서장치가 초고해상도로 표적을 감지하면 정확한 이동거리와 속도가 계산된다. 이 같은 계산을 기반을 표적을 추적해 겨냥할 수 있는 망선이 조준경의 뒷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 화면에 나타난다.
이때 소총사수가 목표지정버튼을 눌러 디스플레이 화면에 나타난 물체를 표적으로 지정하면 이동표적 망선이 표적을 자동추적한다. 사수가 격발제어장치를 조작하면 탄도계산에 따라 명중시킬 수 있는 위치에 이동표적 방선과 십자(+)형태의 조준망선이 일치할 때까지 격발이 되지 않는다. 이후 명중 위치에 망선들이 일치하는 순간 밀리세컨드(1밀리세컨드는 천분의 1초) 이내에 자동격발이 돼 총알이 발사된다.
이오시스템은 AR 지능형 조준경에 2배율 전자줌 기능을 탑재해 보다 먼 거리의 표적을 조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간은 물론 야간과 같이 빛이 적은 저조도 환경에서도 쓸 수 있도록 개발하기로 했다. 또한 해당 조준경의 배터리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 장시간 작동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연구진은 “소형·고속 드론과 같은 신종무기의 등장으로 사수의 사격능력은 생존성 확보와 작전성공에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며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조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조준경의 보조사격기능에 대한 연구는 수요에 따라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능형 조준경의 핵심기능인 이동표적망선을 구현하기 위해 CMOS 영상을 기반으로 이동표적에 대한 영상추적 알고리즘이 적용된다”며 “알고리즘은 군 운용환경 등을 고려하여 적용되어야 하며 세부적인 내용은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CMOS 영상과 조준망선 조정기능과 거리추정을 위한 표적종류 선택모드, 2X(2배율) 전자줌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오시스템이 향후 경쟁 대상으로 삼는 소총용 스마트 조준경은 이스라엘의 ‘SMASH 2000 스마트 슈터’, 미국의 ‘Mi4 트래킹포인트’다. 이중 이스라엘 제품(사거리 300m)은 중량 980g의 조준경인데 배터리 소모가 적어 72시간이나 작동시킬 수 있다. 아울러 주·야간 전투시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조준경 배율이 1배율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미국제품은 2~4배율까지 줌기능을 구현하고 있고 사거리가 400m에 달한다. 그러나 중량이 무려 5kg대에 달해 무겁고, 배터리 소모가 커서 3시간 30분 가량 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오시스테 연구진은 “해외 경쟁사 대비 우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혁신개발 사업의 ‘2020년 AI 기반 고부가 신제품 기술개발사업’의 과제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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