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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경영평가는 공공기관 경영의 '조타수'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연말을 맞아 공공 기관도 바빠진다. 예산 집행이 늦어지지 않는지, 사업 마무리는 잘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내년 예산에 대한 국회 논의도 대응하고 내년 사업 계획도 마련한다. 공공 기관의 한 해 마무리에는 경영 평가 준비도 포함된다.

공공 기관은 350개가 있고 직원만 44만 명이다. 한 해 정부 지원 예산도 100조 원 수준이다. 공공 기관 총수입의 11%다. 부채 규모는 544조 원이다. 수치에서 볼 수 있듯 공공 기관이 우리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공공 기관은 한 해 경영을 얼마나 잘했는지 평가받는다. 공공 기관 경영 평가를 통해서다. ‘얼마나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했느냐’ 등을 점검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고객은 소상공인(620만)과 전통시장(1,413개)이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매출을 올리고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공단 설립 목적 중 최우선 과제이다.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도 고객이다. 소상공인 정책의 현장 집행 업무를 공단이 담당한다. 정책 분석 자료, 통계 등을 제공해 효율적 행정을 뒷받침한다. 이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평가받는다.



공공 기관은 일반적인 경영과 관련해 정부 정책 방향을 잘 고려해야 한다. 정부 정책 방향은 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일자리 창출, 윤리경영과 청렴,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이 정부의 정책 방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거치면서 청렴도와 윤리경영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화두다.

이 같은 경영 평가는 35년 이상 시행되고 있다. 다른 어떤 평가보다도 체계적이고 틀을 갖추고 있다. 아주 상세한 평가 편람도 있고 별도 평가단이 구성돼 평가한다. 그러나 3개월 정도의 기간에 평가가 이뤄지다 보니 한계도 발생한다. 지난해 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LH 사태, 경영 평가 결과 수정 등으로 비판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현장 평가 강화, 중장기 시각 적용 등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경영 평가는 공공 기관의 경영에서 조타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양한 공공 기관들의 원심력 성향을 억제하고 구심력 역할을 하고 있다. 경영 평가의 방향은 분명하다. 공공 기관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대로,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있느냐를 짚어내는 일이다. 필자는 공단의 경영 평가를 준비하면서 이 점을 강조한다. 경영 내용의 다양성, 보고서의 유려함 등이 우선시돼서는 안 된다. 목적보다 수단적 측면이 강조돼서는 안 된다. 모든 공공 기관들이 노력한 만큼 평가를 잘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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