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사망한 전두환 씨에 대해 노동계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고 폭발하는 민중들의 민주화 열망을 총칼로 진압하고 19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학살자의 마지막이 병사라는 것이 애석하다”며 “살아서 받지 못한 죗값은 지옥에 가서라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죄해야 할 전두환이 세상에 없어 더 이상의 법적 처벌은 실효성이 없으니 남은 것은 역사와 산 자의 몫”이라며 “학살자의 죽음에 머리 숙이는 자는 역사의 반동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선거 시기 표를 의식해 지난 노태우 씨의 경우처럼 국장이나 국가장이니 하는 몰역사적인 퇴행으로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분열시키지 말 것을 주문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논평을 통해 “망자에게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도리이나 그의 명복은 빌어줄 수 없다”며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며 그 고통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들의 뼛속까지 사무쳐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이어 “생존한 피해자들은 학살의 공포와 그 지옥의 순간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의 고통에 비해 전두환은 너무 편하게 살다가 눈 감았다”고 강조했다.
전 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전 씨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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