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채권형 펀드에서 코로나 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은 떨어진다. 채권 매매로 손실을 볼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채권펀드에서 돈을 빼는 것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채권형 공모펀드에서 새로 설정된 금액은 1조7,179억원, 해지된 금액은 4조670억원으로 2조3.492억원이 순유출됐다. 월간 순유출 규모로는 코로나19로 금융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였던 작년 3월(3조3,76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에서는 2조2,257억원, 해외 채권형 공모펀드에서는 1,235억원이 유출됐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경기 회복 등으로 채권 금리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채권형 공모펀드는 지난 6월(1조1,568억원), 7월(1조853억원), 8월(5,314억원), 9월(3,810억원), 10월(885억원)에 이어 6개월째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 채권 시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여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한국 경제는 양호한 회복세가 계속되나 회복의 강도는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에 경기 회복의 속도가 약화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경우 시장금리는 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반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채권 금리는 상방이 더 열린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테이퍼링 개시 및 기준금리 인상 일정의 구체화 등이 본격적으로 금리 동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물가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연간 금리 상승 압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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