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 산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20억 명을 넘어섰다. MAU 10억 명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이뤄낸 성과지만 메타는 드러내놓고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정신건강에 해악을 끼치는 것을 알고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내부 고발 등 온갖 악재로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14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는 내부 관계자 증언을 바탕으로 “인스타그램의 MAU가 지난 10월 이미 20억 명을 넘어섰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메타로 사명을 바꾸기 1주 전쯤 MAU가 20억 명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인스타그램은 2018년 6월 MAU가 10억 명을 넘어선 이후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해 10억 명을 모으는 데 8년이 걸렸지만 10억 명을 추가로 모으는 데는 불과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8월 틱톡처럼 짧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릴스' 기능을 도입하면서 성장세에 가속이 붙었다는 평가다.
현재 MAU가 20억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29억 명), 왓츠앱(20억 명) 정도다. 모두 메타 소속 플랫폼이지만 성장성 면에서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을 이미 제쳤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이용자 지표가 100% 성장하는 동안 페이스북은 30% 성장하는 데 그쳤다. 또 인스타그램의 내년 매출이 605억 달러로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페이스북 매출은 18% 성장한 1,351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NBC는 “메타가 신사업인 메타버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이 계속 성장하고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줘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스타그램에 대해 커지는 관심은 메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전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겐의 내부 고발로 촉발된 미 의회 청문회에서 리처드 블루멘솔 상임위원장은 “인스타그램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자율 규제와 자정의 시간은 끝났다”며 의회 차원의 규제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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