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화폐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 백만장자 두 명 중 한 명은 내년에도 암호화폐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MZ세대의 암호화폐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같은 백만장자 사이에서도 세대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가 조사한 CNBC 밀레니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금융 자산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원) 이상의 밀레니얼 백만장자 중 48%는 향후 12개월 간 암호화폐 보유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39%는 현재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답했고 오직 6%만이 암호화폐 비중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암호화폐에 대한 애정은 윗세대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설문 대상 중 83%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자산의 75% 이상을 암호화폐에 투자한 경우도 3명 중 1명에 달한다. 절반인 53%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 보유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오직 4% 정도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설문을 진행한 조사기관 스펙트럼 그룹의 조지 왈퍼 대표는 "자산을 둘러싼 세대별 시각차가 크게 나뉘고 있다"며 "밀레니얼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자산을 통해 확보한 부를 암호화폐 투자로 증식하는 부류와 수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해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따라 '자수성가형' 백만장자가 된 부류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에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대별 극명한 차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의 딜레마도 커지고 있다. 기존의 프라이빗 뱅커(PB)·자산운용사의 경우 기성 세대를 주 고객으로 삼고 투자 상품을 그들의 기호에 맞춰왔다. 하지만 미래 고객인 밀레니얼 백만장자의 니즈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은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규제 리스크 등으로 인해 암호화폐 상품을 추가하는 것을 꺼리고 있지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시작으로 많은 상품들이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왈퍼 대표는 “암호화폐 기반 ETF 등 많은 파생상품들로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는 등 자산운용사들이 암호화폐 상품과의 접점을 늘려갈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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