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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면치기'에도…辛·진라면 벽은 높았다

풀무원·하림 등 추격 나섰지만 흥행 실패

농심·오뚜기·삼양·팔도 점유율 되레 늘어

수출 등 호황에 도전자 계속 늘어날 듯





역시 라면 시장 '빅4'의 벽은 높았다. 풀무원(017810), 하림 등이 잇따라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으면서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내수 시장의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되고, 지난해 라면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우는 등 라면 시장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004370)·오뚜기(007310)·삼양·팔도 등 라면 업계 빅4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9년 93.8%에서 지난해 94.3%로 늘면서 절대적인 시장 지위를 수성했다. 반면 라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후발주자들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2%에서 5.7%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업체별로는 농심이 신라면, 짜파게티 등 베스트셀러의 꾸준한 판매와 신제품 배흥동비빔면의 흥행으로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인자의 자리를 유지했다. 오뚜기가 20%대, 삼양이 10%대, 팔도가 8%대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반면 풀무원, 하림 등 신규 진출 업체들과 중소 식품업체들의 점유율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제품들의 반짝 흥행은 있었으나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결국에는 인지도가 높은 기존 빅4 업체들의 베스트셀러로 다시 소비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5년 간 준비해 야심차게 선보인 하림의 'The 미식 장인라면'이 흥행에 쓴 맛을 보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다. 장인라면은 출시 초기 '이정재 라면'으로 불리며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봉을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봉지라면 기준 2,000원이 넘는 고가의 정책은 결국 소비자들의 재구매를 불러오는데 실패했다. 실제 네이버 라면 검색 순위를 보면 출시 당시인 지난해 10월 2위까지 올랐던 장인라면은 최근 한 달 기준 7위로 신라면(4위), 불닭볶음면(6위) 등 기존 제품들에 뒤지며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장인라면 출시를 이끌었던 윤석춘 대표가 돌연 사임하면서 흥행 실패의 기류가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라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후발주자들의 노크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포화된 국내 시장과 달리 급성장 하고 있는 해외 시장에서는 아직 기회가 많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라면 수출은 11월까지 누적 6억 70만 달러로 직전 년도에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6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이에 농심은 올해 미국 LA에 제2공장을 완공해 라면 수출을 확대하고, 삼양도 밀양공장의 해외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하림도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올해부터 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장인라면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일부 바이어들과 출시 시기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03년 라면 사업을 접었던 빙그레(005180)도 올 상반기 '콩라면'을 재출시하며 라면 시장에 재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은 빅4의 견고한 벽이 있지만 해외 시장의 성장성과 MZ세대의 다양한 취향을 공략하기 위한 후발주자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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