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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억 횡령 오스템 직원 휴대전화 7대 사용… 핵심 물증 나오나

3대는 분석중…4대는 파손돼 복구 작업

아내·아버지·동생 주거지 3곳 압수수색

가족, 회사 임직원 등 공모 가능성 조사

/연합뉴스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 모 씨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찰이 이 씨가 사용했던 휴대폰을 최소 7대 확보했다. 이씨 가족의 주거지 3곳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휴대폰 분석과 압수수색을 통해 이 씨가 횡령을 실행한 정황과 사라진 횡령금의 행방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확보한 이 씨의 휴대폰 7대 중 3대의 포렌식 작업을 마친 뒤 분석에 돌입했다. 나머지 4대는 파손된 상태로 발견돼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휴대폰은 모두 이 씨의 은신처에서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가족 등 차명으로 개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씨는 횡령금으로 75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아내와 처제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휴대폰의 포렌식 결과는 공범 여부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경찰은 이 씨의 아내와 처제를 정식 입건해 이 씨와의 공모 여부 등도 수사하고 있다.

또 경찰은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이씨의 아내, 아버지, 여동생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에 비춰볼 때 이번 압수수색 역시 이씨 가족의 공범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씨는 경기 파주시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아내 명의로 28억 9,000만 원에 구입했고 처제 명의로는 경기 고양시 아파트를 16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30억여 원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 회원권도 아내 명의로 샀다. 이 씨가 체포 당시 은신했던 건물 역시 이 씨가 아내에게 증여했던 것으로 이들 부부는 건물 4층을 자택으로 활용했다.

경찰은 이 씨와 오스템임플란트 임직원의 공모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에는 횡령액이 크고 장기간에 걸쳐 범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씨와 함께 근무한 재무팀 직원 두 명에 대해서는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벌였지만 아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최규옥 회장이 직접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 시민 단체가 최 회장과 엄태관 대표를 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만큼 이들의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늘 중으로 사건 배당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의 변호인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물증은 없지만 회장을 독대해 지시를 받은 적이 있고 회장에게 금괴의 절반가량을 건넸다고 이 씨가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해당 법무법인에 인터뷰에 관한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 금액이 기존 1,880억 원에서 2,215억 원으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사 측은 “피고소인은 2021년 및 2020년도 4분기에 각 100억 원과 235억 원을 출금 후 반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최종 피해 발생액은 1,880억 원으로 변동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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