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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메가 조선소, EU 반대로 좌초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끝내 불허

EU 경쟁당국, LNG선 독점 우려

産銀 재매각 나선다지만 '첩첩산중'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이 끝내 무산됐다.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경영 컨설팅을 거친 뒤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대선을 앞둔 가운데 지역사회의 결합 반대 여론이 부담스러운 데다 마땅한 국내 인수자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관련 기사 9면

EU 집행위원회는 13일(현지 시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 결합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9년 12월 기업 결합 심사를 개시한 이래 2년 2개월 만의 결론이다. EU는 결합을 승인하지 않은 이유로 두 기업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형성해 경쟁을 저해한다는 점을 들었다. 인수 주체였던 현대중공업그룹은 EU 발표 직후 “이번 결정은 비합리적이고 유감스럽다”며 “향후 최종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EU 법원을 통한 시정 요구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경쟁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칙대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해외 경쟁 당국에서 불허하는 경우 당사 회사는 기업 결합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기업 결합 신고가 철회되면 해당 사건은 심사절차 종료로 종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이번 불허 결정이 우리 조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이날 합동 보도 자료에서 “2019년에는 조선업 업황이 어려워 국내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 결합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조선 산업의 여건이 개선돼 과당경쟁 우려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 빅3 조선소가 유지되더라도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심규진 기재부 자금시장과장은 “EU 불승인으로 기업 결합은 어려워졌지만 최근 조선 산업의 여건 개선을 최대한 활용해 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대우조선 정상화를 흔들림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매각이 필수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해 외부 전문 기관 컨설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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