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성폭행한 뒤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윤경아 부장판사)는 이달 21일 미성년자의제강간 등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작년 6월 A씨는 30대 남성 B씨로부터 채팅앱을 통해 "여자친구와 함께 성관계하자"는 제안을 받고 B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중학생 C양을 상대로 유사강간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미성년자의제강간은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만 범죄가 성립돼 A씨의 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됐다.
A씨는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2∼3시간 같이 있었고 함께 샤워를 하며 피해자의 발육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는 육안상으로도 고등학생에 미치지 못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말했으며 피고인도 피해자에게 '어리게 생겼다'고 말한 정황이 인정된다"고 꼬집었다. 다만 "적극적으로 청소년을 상대로 성행위를 하고자 하지는 않았던 점,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씨도 성폭력처벌에관한특례법(미성년자 강제추행·의제강간)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이외 B씨는 가출 청소년인 C양을 유인해 폭행하고 성 착취물을 촬영·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A씨와 B씨는 모두 항소했으며, B씨의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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