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도 '메타버스 열풍'이 불며 관련 상표권 출원이 지난 한 달 동안 1만 6000건이나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텐센트홀딩스와 바이트댄스가 메타버스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 성장세에 힘입어 향후 중국 메타버스 시장이 66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당국이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5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중국에서 1만 6000개가 넘는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 출원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약 1500개는 자동차 제조업체, 은행 등의 다양한 기업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해 여름부터 각종 메타버스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1월 출시된 '젤리'라는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은 약 한 달 반 만인 지난달 중순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을 제치고 iOS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젤리는 이용자가 3D 아바타를 직접 만들고 다른 이용자들의 아바타와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가상 세계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혼버스'는 과도한 거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혼버스 내의 일부 부동산들은 지난해 연말 약 1만 5000달러(약 1868만원)에 거래됐다. 논란이 일자 혼버스 측은 서비스 내의 자산 거래를 금지하고 신규 가입을 중지했다.
대형 IT 기업들의 메타버스 관련 기업 인수도 잇따르고 있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의 개발사 바이트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베이징 코드 첸쿤 테크놀로지'와 VR 헤드셋 제작사 '피코'를 지난해 4월과 8월에 연이어 인수했다. 위챗 개발사인 텐센트 홀딩스 역시 아바타 메타버스 플랫폼 '소울'에 투자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중국 메타버스 시장이 향후 상당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광다증권은 중국의 메타버스 시장이 2025년까지 530억 달러(약 66조 11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광다증권의 전망에 따르면, 게임·이커머스·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메타버스의 주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당국의 규제가 향후 메타버스 시장에도 적용되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중국의 IT 기업들은 가상화폐 거래 금지 등을 포함해 강화된 규제를 받고 있다"며 "가상화폐가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주된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당국이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규제를 실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대부분의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을 허가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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