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7일 윤석열 당선인 측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비꼬는 글을 게재했다. 탁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며 “여기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언급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비판적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며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 적었다. 또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 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지겠죠”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요소인 이유는 대통령이 거주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도 내놓았다. 그는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인수위 측에 “상관없다. 근데 여기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다”며 “좋은 사람들과 모여 잘 관리할테니”라며 마무리지었다.
탁 비서관이 이 같은 글을 남겨 논란이 되자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또 “청와대 참모진으로서 오늘의 언사는 매우 부적절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러자 탁 비서관은 이에 대한 답변 성격의 글을 추가로 남겼다. 그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님 외람되지만 임기 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쓰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십쇼”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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