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고 실거주 1주택자와 은퇴 고령자의 세 부담을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유세제 개편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3년 동안 바뀐 적 없는 현행 주택분 재산세 세율 체계 등을 손질하기 위해 10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세제개편자문단’을 2월 출범한 바 있다.
우선 재산세 개편안으로는 현행 주택분 재산세 4단계 세율 체계는 유지하되 최고 세율 적용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5억 원 초과’에서 ‘9억 원 초과’로 높이는 등 단계별 기준 금액을 조정하는 안을 건의했다. 또 현재 공시가격 6억 원 초과 구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세 부담 상한 비율(130%)도 공시가격에 따라 110~115%로 합리화할 것을 제안했다. 6억~9억 원 구간은 110%, 9억 원 초과 구간은 115% 비율로 인하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1주택 실거주자, 은퇴한 고령자 등의 재산세를 최대 30% 감면하는 세액공제 신설도 제안했다. 대신 최대 30만 원 한도를 둬 고가 주택을 보유한 자가 세금을 더 많이 감면받는 사례는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개편안에서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지닌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자체가 시장 동향과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지역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종부세 개편안으로는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현행 최고 300%인 세 부담 상한율을 150%로 낮추자고 밝혔다. 또 상속 등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되는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하고 농어촌 지역 주택 보유자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주택은 주택 수 합산에서 배제해 일반 세율을 적용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 장기 민간 등록 매입임대주택(아파트 제외)은 종부세를 비과세하고 부부 간 지분 보유 2주택자는 실질과세 원칙에 맞게 1주택자로 간주해 중과세를 배제하자는 내용도 담았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증세 수단으로 변질된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로 일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종부세는 재산세와 대부분 과세 대상이 일치하고 지방세에 적합해 재산세로 일원화하는 것이 ‘보유세제 정상화’ 기조에도 맞는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에서 다주택자 등에 대한 세율을 강화하고 주택 수에 따른 중과세 제도를 시행하면서 결과적으로 징벌적 과세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세제개편자문단은 “재산세와 종부세 징수 기관 통합으로 납세 편의도 증진된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도한 세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며 “인수위도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세제TF’를 별도로 발족해 부동산세제를 조세 원리에 맞게 개편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서울시가 마련한 세제 개편안이 보유세제 정상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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