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든 지 100주년 되는 해다. 어린이의 인권신장과 함께 어린이들이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로워졌다. 주요 박물관·미술관들은 어린이들이 놀면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어린이는 꿈적꿈적 움직이며 마음껏 뛰어놀 때 건강히 자랄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비영리 사립 어린이미술관인 헬로우뮤지움은 방정환이 어린이를 건강하게 만드는 신체활동이라는 뜻으로 사용한 표현 ‘꿈적꿈적’을 주제로 전시를 기획했다. 신체성을 화두로 한 1세대 실험예술가이자 행위예술가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놀이 겸 신체활동을 진행한다. 오는 5일 어린이날에는 이건용, 14일 윤진섭, 28일 성능경 작가가 참여한다. 이어 6월 4일부터는 2부 전시가 이어지는데, 6m 크기의 푹신한 대형 설치작업을 내놓은 권오상 등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모두가 어린이’를 3일 개막했다. ‘놀이’ ‘선물’ ‘대화’를 주제로 10종의 체험활동을 선보였다. 전시장 초입 ‘놀이’ 공간에는 어린이들의 손동작 발동작에 따라 새싹·뭉게구름·낙엽·눈 등이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가 설치돼 사계절 가족 소풍을 단번에 경험할 수 있다. ‘백동자도(百童子圖)’를 모티브로 조성한 놀이공간에서는 나무둥치를 오르내리거나 통나무 속을 통과하고, 목마를 타는 등 다양한 신체활도이 가능하다. ‘단원풍속도첩’ ‘평안감사향연도’ 등 옛 그림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을 찾는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어린이박물관은 회차별 120명씩 하루 총 6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일 기준 2주 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2관을 새롭게 단장해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세상’을 개막했다. 방정환이 발명해 ‘어린이’ 잡지의 1931년 1월호 부록으로 선보인 ‘세계발명말판’, 1929년 ‘어린이’ 2월호 부록이었던 다이아몬드 게임인 ‘금강껨’ 원본이 각각 처음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은 5~7일 사흘간 어린이날 맞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관에서는 회당 선착순 4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술관 작품과 풍경을 현대무용으로 해석해 참여하는 퍼포먼스 공연, 과천관에서는 3개의 버스 정류장에 마련된 예술버스쉼터를 거쳐 어린이미술관으로 향하는 여정을 ‘미술관 비밀지도’로 제작해볼 수 있다.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쿵떡쿵떡 조랭이’가 4~16일 인사동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갤러리와 한지문화산업센터에서 진행된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1925년 경성역부터 해방 후 서울역까지 관통하는 어린이 대상 공간투어 프로그램이 오는 22일까지 매주 주말 2회씩 운영된다.
판타지 영화의 거장 팀버튼 특별전이 한창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가면 팀 버튼의 신작 ‘벌룬보이’들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디자인재단이 5~15일 한시적으로 설치한 ‘베어벌룬’도 만날 수 있다. 팝아트 작가 임지빈의 작품으로, 곳곳에 숨어있는 곰돌이를 찾는 게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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