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연일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는 토종 레깅스 브랜드들이 일본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레깅스가 ‘민망한 운동복’에서 ‘생활 패션’으로 자리 잡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자 이제는 해외로 시선을 돌려 새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727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7%, 35% 증가했다. 2019년 64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년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레깅스 업체들의 초점은 이제 일본에 맞춰지고 있다. 이유는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레깅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2020년 기준 3조원인데 일본 시장은 이보다 4배 큰 1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일본 현지에 매장을 열고 마케팅을 강화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뮬라웨어는 지난달 일본에 잇따라 단독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 초 가고시마 ‘센테라스 텐몬칸’에 이어 최근 도쿄 ‘카메이도 클락’에도 단독 매장을 선보였다. 이들 모두 최근 새롭게 문을 연 대형 복합 쇼핑몰에 자리 잡았다.
뮬라웨어는 여성 레깅스는 물론 남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레깅스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점에서 탈피해 ‘뮬라 맨즈’를 통해 남성용 레깅스 등을 선보였다. 뮬라웨어는 일본의 피트니스 시장 성장으로 레깅스를 중심으로 한 애슬레저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을 강화해 현지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뮬라웨어 관계자는 “일본 시장 내 온·오프라인 추가 진출도 계획 중”이라며 “특히 현재 운영하는 라쿠텐 온라인몰 이외에도 아마존, 조조타운 등 유력 이커머스 입점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젝시믹스는 지난 2019년 일본에 아예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백화점,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데 이어 올해는 요코하마, 도쿄 시부야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젝시믹스 일본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39억원으로 한국 매출 대비 약 2.6% 수준이지만 올 3월 라쿠텐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6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안다르도 라쿠텐 입점 외 지난 3월 일본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런칭하면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 가입 고객에게 10% 할인 쿠폰을 주고 일본인이 가장 만이 쓰는 메신저 ‘라인’에서 안다르 계정을 친구로 등록하면 시크릿 쿠폰을 발급한다.
국내 업체들은 서구 체형에 맞춘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와 달리 아시아인 체형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동양인 체형에 맞춘 편안함을 앞세워 일본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을 넘어 한국인과 체형이 비슷한 다른 아시아 국가도 지속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뮬라웨어는 지난해 싱가포르 만다린갤러리, 푸난몰 등 두 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뮬라웨어 관계자는 “2023년까지 말레이시아, 대만 등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젝시믹스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 대만,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유통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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