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쏘아 올린 일명 ‘단건 배달’ 경쟁이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주요 배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을 분석해본 결과 당초 큰 시장 지각 변동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업체들의 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츠의 무서운 공세에도 배달의민족(배민)이 ‘배민1’ 등으로 맞불을 놓으며 시장을 지키는 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배달 시장 경쟁은 1라운드 종료일 뿐 2라운드가 더 복잡하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라이더 몸값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에는 엔데믹 여파로 음식 배달 플랫폼 이용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각 업체에게 새로운 시장 대응 전략이 절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의 월 활성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5월 약 1974만 명에서 12월 약 2074만 명, 올해 4월 약 2019만 명으로, 2000만 명 안팎을 유지했다. 반면 쿠팡이츠의 MAU는 지난해 5월 약 528만 명에서 12월 약 702만 명으로 늘었지만, 지난 달에는 다시 506만 명 선으로 내려왔다.
불과 1년 전 만해도 배민은 라이더가 2~5건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쿠팡이츠가 단건배달을 경쟁력으로 빠르게 성장하자 지난해 6월 ‘배민1’을 선보였다. 배민1은 빠른 속도로 전국 확장을 했고, 이에 쿠팡이츠도 ‘배달비 무료’ 행사를 전개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업계 1위인 배민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자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한풀 꺾였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요기요까지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쿠팡이츠가 더 성장하기는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양사의 경쟁은 이용자에게 단건배달의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업계에는 라이더 수급 문제라는 숙제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건배달은 라이더가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하기 때문에 묶음 배달일 때보다 더 많은 수의 라이더를 필요로 한다. 라이더 수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각 플랫폼은 파격적인 추가 금액을 지급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결국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배달 플랫폼들은 주문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 프로모션을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또 이들이 경쟁하면서 라이더 몸값이 치솟은 탓에 일부 플랫폼은 신규 퀵커머스 서비스 론칭까지 연기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엔데믹 여파로 음식 배달 플랫폼을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배달 업계가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 수혜를 받은 배달 업계는 꾸준히 이용 규모를 키워왔지만 주요 앱 3사의 MAU 합계는 올해 3월 약 3532만 명에서 지난달 약 3321만 명으로 역성장했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외출이 많아지는 4~5월이 음식 배달 비수기이긴 하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로 예전보다는 외식을 더 하게 되면서 배달 업계도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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