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원대에 달하는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화와 40억 원대에 이르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이 부산에 왔다.
지난해 3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한국의 양대 아트페어로 성장한 ‘아트부산’이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5일까지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올해 아트부산에는 국내 화랑 101곳과 해외 32곳 등 총 133개의 갤러리가 참가해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대체불가토큰(NFT) 등 3000여 점을 선보인다.
뉴욕의 명문 화랑 그레이갤러리가 올해 첫 참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애초 이곳은 70억 원 상당의 로이 릭턴스타인 작품을 갖고 나올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피카소의 누드 인물화를 들고 나왔다. 가격은 50억 원 수준이다.
독일 에프레미디스갤러리는 급성장한 신진 화랑으로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아트부산에서 리히터의 ‘추상화 551-6’을 소개했다. 뉴욕근현대미술관(MoMA) 등 주요 미술관에서 전시된 적이 있는 리히터의 대표작이어서 가격은 약 40억 원에 이른다. 올해 처음 아트부산에 참가한 해외 갤러리는 21곳이다.
저력 있는 국내 갤러리들은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원로 작가들로 승부수를 던졌다. 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갤러리현대는 한국의 ‘단색화’ 대표 작가인 정상화와 김민정,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두 주자인 이건용과 이강소의 작품을 전시했고 VIP 오픈 직후 ‘완판’을 기록했다. 갤러리 측은 “문의가 계속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가나아트갤러리가 선보인 원로 작가 심문섭·김구림의 작품들 또한 고가임에도 모두 팔렸다.
아트부산의 판매 부스는 일반적인 ‘갤러리스(Galleries)’ 부스뿐만 아니라 45세 미만의 신진 작가를 개인전 형식으로 소개하는 ‘솔로 부스(Solo Booth)’로 이뤄진다. 국제갤러리가 처음 소개하는 젊은 작가 이희준은 출품작 10여 점이 개막한 지 10분 만에 완판돼 화제가 됐다.
아트부산은 비매 작품이지만 미술관급 전시로 안목을 높여주는 특별전, NFT와 디지털 아트에 대한 컨버세이션 프로그램들을 마련했으며 조현화랑과 가나아트부산·F1963 등 부산의 미술 명소를 한 바퀴 도는 ‘아트버스’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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