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중구 명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건물 외벽에는 정기휴점일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었다. 그러나 투명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내부에는 길게 줄을 서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이 보였다. 앞사람과 한 발자국 정도의 거리만 둔 채 천천히 이동하는 사람들은 롯데백화점이 이날 개최한 ‘에비뉴엘 프라이빗 쇼핑데이’에 온 백화점 우수 등급 고객들이다.
롯데백화점은 구매 금액이 큰 고객 등급 상위 소비자를 대상으로 프라이빗 쇼핑데이를 진행해 왔다. 1년에 한 번 백화점 휴관 일에 초청장을 받은 고객에 한해 명품 구매 행사를 열고, 사은품 증정 및 포인트 혜택 등을 제공한다.
제한된 인원에게 쾌적한 명품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명동 본점과 잠실, 동탄, 부산 본점에서 개최한 일종의 ‘사은 행사’지만, 현장은 평소보다 더 혼잡했다. 명품 구매는 물론이요, 식사권과 웰컴 기프트, 포인트 추가 적립 등 혜택을 받기 위한 발길이 몰리며 주요 점포에서는 입장에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혼잡이 빚어졌다.
인기 브랜드의 경우 대기 번호가 200번대까지 나오는가 하면 ‘대기 표를 받기 위해 수십 분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상 못한 북새통에 줄을 선 일부 고객 사이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한 고객은 “평일보다 더 붐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사람이 많아 선물만 받아 나왔다”고 말하며 한숨과 함께 (선물이 든) 은색 쇼핑백을 들어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코로나 19로 프라이빗 쇼핑데이를 건너뛰었고, 올해는 방역 조치 완화로 행사를 재개했다. 특히 올해는 초청 대상 등급을 예년보다 확대해 참석 인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약 16조 원 규모였던 국내 명품 시장은 지난해 18조 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코로나 19로 해외 여행 대신 명품을 사며 만족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관련 소비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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